아이폰 점유율 감소 가속화···갤럭시 반등 계기 마련
인도·베트남 트럼프 관세 '사정권'···삼성전자에 '악재'
![애플 로고. (사진=연합뉴스)](/news/photo/202502/547290_300468_578.jpg)
[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對)중국 관세 부과에 중국 정부가 보복 조치에 나서면서 삼성전자 스마트폰이 반등 기회를 잡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시장이 급변하는 만큼 앞으로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SAMR)이 인앱결제에 최대 30%의 수수료를 부과하고 외부 결제를 금지하는 애플의 앱스토어 정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SAMR은 중국의 반독점 규제 기관이다.
보도에 따르면 SAMR은 지난해부터 애플 경영진, 개발자와 해당 사안에 대해 논의해왔다. 논의가 잘 마무리될 경우 공식 조사로 이어지진 않을 수 있지만, 미국 정부의 관세 부과에 대한 보복조치로 조사에 착수할 가능성도 남아있다.
SAMR의 조사가 아이폰 판매에 직접 영향을 주지는 않지만, '애국 소비'의 영향이 큰 중국의 특성상 부정적 이슈가 알려질 경우 판매량 감소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실제로 2023년 중국 정부가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사무실 내 외국산 통신기기 사용을 금지하는 조치를 취하자 소비자들 사이에서 애국 소비가 부활하고 아이폰 판매량이 감소했다.
최근 중국 내에서 아이폰 판매량이 급감하는 가운데 중국 내에 부정적 이슈가 더해질 경우 아이폰의 중국 내 영향력은 지금보다 더 줄어들 수도 있다. 미국 CNBC가 지난달 중국 정보통신기술원의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중국 내 외국산 스마트폰 출하량은 304만대로 전년 동월 대비 47.4%, 전월 대비 51% 감소했다. 삼성전자의 중국 내 점유율이 0%대인 점을 고려하면 해당 스마트폰은 대부분 아이폰인 것으로 이 매체는 파악하고 있다.
아이폰은 한떄 중국 내에서 점유율 5위권 안에 진입하며 외국산 스마트폰 중 높은 경쟁력을 확보했다. 아이폰15 출시 성과가 반영됐던 2023년 4분기에는 중국 내에서 21%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2분기부터 5위권 밖으로 밀려난 후 재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4분기 성적도 전년 동기 대비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중국 제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 부과도 애플에게는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애플은 아이폰 대부분을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대상이 된다. 지난 1기 행정부 때는 애플의 관세 적용 제외 요청이 받아들여졌지만, 2기 행정부에서는 받아들여질지 불분명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미국 내에서 아이폰의 가격이 인상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애플에 대내외 악재가 이어지면서 삼성전자가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스마트폰 점유율은 출하량 기준 애플이 2억2590만대로 1위, 삼성전자가 2억2290만대로 2위를 차지했다. 2023년에 이어 2년 연속으로 삼성전자가 점유율 1위를 내준 셈이다.
![지난달 2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5' 행사장 모습. (사진=삼성전자)](/news/photo/202502/547290_300469_014.jpg)
산술적으로 중국을 중심으로 아이폰 출하량이 지금보다 더 감소할 경우 삼성전자가 시장 지배력을 다시 확보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중국 내에서 애플의 점유율이 감소할 경우 중국 현지 기업과 경쟁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다. 실제 지난해 출하량 3위는 1억6860만대를 판매한 샤오미였고 트랜션과 오포가 각각 1억670만대, 1억390만대로 4, 5위를 차지했다.
아직 삼성전자와 격차가 크지만, 기술 격차를 좁혀오는 만큼 앞으로 삼성전자와 경쟁도 예상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 삼성전자는 전세게 39개국에서 판매량 1위를 차지한 가운데 벨기에, 노르웨이, 포르투갈, 스웨덴 등 유럽 일부 국가와 동남아에서 1위를 빼앗겼다. 해당 지역은 샤오미, 오포 등 중국 기업들이 공을 들이는 해외 시장으로 실제로 중국 기업들이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에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전쟁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어 삼성전자가 영향권에 들 가능성도 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생산기지가 있는 인도와 베트남은 미국을 상대로 무역흑자를 기록하는 국가로 관세 부과의 타겟으로 거론되고 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12~14일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무역문제에 집중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현지 매체는 모다 총리가 미국에 대한 관세율을 선제적으로 낮추고 불법 체류자 추방 정책에 협조해 관세 전쟁을 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트남 정부 역시 미국산 물품을 구매하는 방식으로 트럼프 정부와 타협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팜민찐 베트남 총리는 최근 대미 흑자 조정에 대해 "해결책을 찾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시장상황이 급변하면서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기회가 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혁신 제품을 내놓지 못한다면 기회를 활용하지 못할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갤럭시 스마트폰은 중국 제품에 비해 압도적인 기술 우위를 가지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가성비와 함께 기술 혁신도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달 24일 공개한 갤럭시S25 시리즈를 오는 7일부터 전세계 120개국에 순차 출시한다. 국내에서는 사전판매 역대 신기록을 세운 만큼 정식 출시 이후 글로벌 판매 성과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