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이지영 기자] 백화점업계가 아동 매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합계 출산율이 역대 최저 수치인 0.78명을 기록한 가운데 프리미엄 아동의류·용품의 인기가 높아졌다. 한 자녀 가정에서 아이에 대한 지출을 아끼지 않는데다 혈연을 넘어 주변 지인까지 한 명의 아이를 공주·왕자처럼 챙기는 이른바 텐 포켓(열 명의 주머니) 열풍이 지속되면서다.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은 아동 상품 매출이 크게 늘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엔데믹으로 키즈 상품군의 매출이 직전년 대비 20% 증가했다. 자녀를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는 엠제트(MZ) 세대 부모와 텐포켓족을 중심으로 지난해 명품 키즈 매출은 55% 급증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출산율은 감소하고 있지만 키즈 상품군 매출은 명품 키즈 브랜드들을 중심으로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명품 키즈 브랜드를 중심으로 그 수요가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2월(2월 1~22일)까지 아동 장르는 전년 동기 대비 27.0% 증가했다. 역성장하는 합계 출산율과는 달리 아동복·침구 등 패션과 라이프 스타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탓이다. 신세계는 국내 최초로 프랑스 유아동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 아뜰리에슈(Atelier Choux)를 오는 27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강남점 10층에 선보인다.
신세계는 아뜰리에슈를 국내 첫 임시매장(팝업스토어)로 소개하며 유아동 프리미엄 장르에 대한 고객들의 수요를 선점할 계획이다. 개점 당일인 27일에는 아뜰리에슈 매장에서 30만원 이상 구매 고객에게 아뜰리에슈의 대표 일러스트인 회전목마가 그려진 선물 박스를 증정한다. 매장을 찾는 고객들을 위해 아뜰리에슈를 상징하는 일러스트를 활용한 다과 서비스가 제공된다. 브랜드 포스트 카드 증정 이벤트도 준비했다.
신세계는 올해 상반기까지 강남점 신관 10층 유아용품 브랜드 확대를 시작으로 프리미엄 유아용품 장르를 확대한다. 프리미엄 발육용품 브랜드 중 투톱인 부가부, 스토케 매장을 1.5배 확대하고 전 세계 유명인이 사랑하는 영국의 애착인형 브랜드 젤리캣도 별도 매장으로 만들 계획이다.
신세계백화점 패션담당 최문열 상무는 "귀하게 키우는 자녀들이 늘어나면서 아동 장르 매출은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라며 "1~2명의 자녀에 대한 소비가 집중되는 만큼 관련 장르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역시 지난해 아동 상품군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6.4% 증가했다. 같은기간 아동 명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5.9% 급증했다. 엔데믹 이후 정상 입학·등교가 재개되며 책가방을 비롯한 아동 상품군 매출이 크게 늘고 있다.
아동 상품군 행사도 활발하다. 더현대 서울은 오는 26일까지 현대백화점 카드로 랄프로렌칠드런·캉골키즈 등 아동 브랜드에서 20만·40만원 이상 구매 시 3만·6만원의 상품권을 증정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현대프리미엄아울렛 김포점에서는 신학기 아동 특별 할인전을 진행해 라코스테 아동 가방을 최대 40% 할인 판매하고 엠엘비(MLB) 키즈·펜디키즈에서는 기존 할인 상품에 최대 10~20% 추가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현대백화점은 압구정본점 지하2층 명품 아동 상품군을 강화하고 있다. 2월 내 베이비디올 매장을 신규 개점할 예정이다. 기존 펜디키즈·수입의류 편집숍인 리틀그라운·한스타일키즈·매직에디션·지방시키즈·몽클레르 앙팡과 더불어 아동 명품을 강화하고 있다. 판교점 1층에서는 지난해 11월 톰브라운 키즈 팝업 스토어를 운영한다. 향후 아동관을 새단장(리뉴얼)하는 점포를 대상으로 명품·수입의류 브랜드를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은 키즈 전문관 모델 쁘띠 플래닛을 만들고 더현대 서울을 비롯한 충청점·현대프리미엄아울렛 김포점 등에서 운영하고 있다. 쁘띠 플래닛의 핵심 매장인 키즈 특화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스튜디오 쁘띠도 건물 한 가운데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5층에 올라가자마자 대면할 수 있게 배치했다. 스튜디오 쁘띠는 10여개 유아동 관련 브랜드와 가족 고객의 휴게 공간인 플레이 그라운드가 조성됐다. 매장 한가운데를 전체 면적의 30~50% 규모로 가족이 쉬는 공간으로 조성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2021년 9월과 10월 킨텍스점과 중동점 아동층에 각각 쁘띠 플래닛 모델을 적용한 바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 전국 백화점 16개 전 점포와 프리미엄아울렛 4개 전 점에 순차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