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리포트, 두 회사 상반된 수정치 제공
갤럭시23 카메라 공급가 상승 vs 아이폰 부진
[서울파이낸스 이서영 기자] 반도체 부품업계의 양대 산맥인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의 올해 1분기 실적이 암울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실적 악화가 예견된 상황 속에서도 최근 증권가에서 삼성전기 목표치를 소폭 올린 반면, LG이노텍 목표치는 하향 조정하는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두 회사의 최대 고객사인 삼성전자와 애플의 최신 스마트폰 판매 사정이 각각 다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기의 올해 1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2조317억원, 영업이익 1257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22.36%, 영업이익은 69.38% 감소할 것으로 추산됐다.
또다른 부품 회사인 LG이노텍의 1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4조7582억원, 영업이익 1945억원으로 예상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0.41% 증가했지만, 수익성 악화로 영업이익이 47.02% 줄어들 것으로 추산됐다.
1분기 영업이익 감소폭이 삼성전기가 더 큰 상황이지만, 최근 일부 증권사에서는 삼성전기 주가 목표치를 상향했다. 이는 2억 화소 카메라 공급단가의 상승이 주효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기는 삼성전자가 최근 출시한 갤럭시23 울트라에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고 있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영업이익을 상향 조정하는 이유는 최근 출시된 S23의 울트라 모델 위주의 출하 호조로 플래그십 스마트폰 부품 수요가 예상보다 양호하기 때문"이라며 "초소형·고용량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와 2억 화소 카메라 모듈 공급으로 유의미한 판가 상승 또한 발생한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우려했던 MLCC의 재고 정상화가 다가왔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기의 MLCC 재고 정상 수준은 40일인데, 최근 이에 근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 2021년 3분기 이후 1년 6개월 만에 재고 정상화다. 이와 함께 MLCC 업황이 1분기를 저점으로 2분기부터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삼성전기와 대조적으로 LG이노텍 실적 추정치는 하향 조정되고 있다. 애플 아이폰 의존도가 높은 기판 사업부의 실적 부진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폰의 1월 판매량은 2087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 폭스콘 정저우 공장 생산 정상화에 따라 기대했던 아이폰 이연 수요가 예상보다 미흡했다. 폭스콘의 1월 매출액은 전년 대비 48% 증가했지만, 2월은 12% 감소했다.
중국의 리오프닝으로 중국 시장에서는 소폭 반등하고 있지만, 유럽과 북미 시장에서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애플 입장에서 유럽과 북미 시장이 중요한 상황이지만, 이 곳의 경기 둔화가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아이폰 15시리즈가 나올 오는 3분기부터는 LG이노텍 실적이 크게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애플 아이폰15의 사양 변화와 물량 증가로 LG이노텍은 올해 하반기 영업이익이 상반기 대비 916% 증가하고, 전년 동기 대비 57.2% 늘어날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