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노믹스 2.0] 금리인하에 울상 짓던 보험사에 호재 혹은 악재?
[트럼프노믹스 2.0] 금리인하에 울상 짓던 보험사에 호재 혹은 악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트럼프 2기 출멈에···금리 인하 조기 중단 기대 커져
금리 인하發 수익성, 재무건전성 등 우려 일부 해소
경기침체 우려는 고민거리···“해약 늘고, 수요 줄 것”
6일 오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국 대통령 선거 승리 선언 방송을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6일 오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국 대통령 선거 승리 선언 방송을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금융시장에 전방위적 충격을 주고 있는 트럼프 2기가 보험사에게 호재가 될 수 있단 진단이 나왔다. 보험사의 근심거리였던 금리인하 사이클이 조기 종료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당국의 고강도 규제 강화 속 숨통이 트였단 평가가 나온다.

반대로 고금리 기조가 보험사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내수부진이 장기화되며 보험 해약이 늘어나거나 보험 수요가 줄어들면서 업권 자체가 위축될 것이란 우려다.

13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현재 선물시장에 반영된 가장 유력한 미국 정책금리 전망치는 내년 말 기준 3.75~4%로, 한달 전의 전망치와 비교해 0.5%p나 상승했다. 해당 시나리오대로면 내년 연준의 금리인하 횟수는 2회(50bp)에 그칠 것이며, 금리인하 사이클은 상반기에 종료된다.

해당 전망의 근거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 대선 압승에 이어 연방의회선거에서의 ‘레드스윕’이 겹쳤기 때문이다. 관세와 감세를 골자로 한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대규모 재정적자와 인플레이션을 야기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그 결과 달러인덱스가 106포인트를 돌파, 연고점에 육박하면서 금리인하 속도가 더뎌질 것이란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이 같은 전망에 보험사는 안도의 한숨을 내뱉고 있다. 일장일단이 있지만 중장기적 관점에서 고금리 환경이 보험사에 우호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새 회계제도(IFRS17) 도입 이후 금리 민감도가 커진 점을 들 수 있다. 통상 보험계약은 현금유입기간 대비 현금유출기간이 길어 금리 인하시 계약서비스마진(CSM) 축소가 불가피하다.

투자 측면에서도 금리하락시 채권형 수익증권 등 금리부자산의 투자이익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신규 자산의 이자수익이 감소하게 돼 투자이익이 줄게 된다. 다만 금리인하를 선반영해 지난 9월 당시 3.6%대까지 하락했던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현재 4.43% 수준까지 다시 올라오면서, 금리인하로 인한 투자익 관련 우려는 일부 덜게 된 상태다.

뿐만 아니라 자산 대비 부채 만기가 긴 보험사의 특성상 금리가 내려갈수록 부채가 자산 대비 커지는 문제점을 안게 된다. 이 경우 자본이 줄며 재무건전성이 악화돼, 자본 확충이 불가피해진다. 보험연구원은 공시자료상 금리가 1%p 하락시 경과조치가 적용된 생보사의 지급여력비율이 25%p, 손보사는 30%p씩 하락할 것으로 추정했다.

제도적 충격이 큰 시점이라는 점도 영향을 미친다. 당국이 계리적 가정 일부를 변경하는 IFRS17 개선안을 내놓으며 보험사들의 이익과 재무건전성 악화가 예상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시장금리 하락이라는 자연적 요인이 겹쳐 보험사들의 타격이 커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금리충격이 완화되며 상대적으로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설명이다.

노건엽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방향성이 바뀌진 않았지만, 인하 속도와 폭이 줄었다는 게 중요하다"며 "금리인하 충격이 줄며 보험사 대처여력이 상대적으로 확대됐고, 건전성 하락 영향도 기존과 비교해 조금 덜 미치는 쪽으로 전망이 형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특히 할인율 정상화 등 제도적 충격이 큰 시점에 금리인하로 인한 충격이 완화됐다는 점에서 보험사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반면 트럼프 당선 효과가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단 전망도 나온다. 높은 수준의 금리가 지속될수록 내수부문의 타격이 커 보험 수요도 줄 것이란 관측이다.

전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하반기 경제전망을 통해 국내 금리인하가 지연되면서 내수 부문이 악화됐고, 그 여파에 성장률 역시 크게 둔화됐다고 지적했다. 또한 최근 실시된 설문조사에서 보험사 최고경영자 52.9%가 내년 업권 경기가 악화될 것이라 전망키도 했다.

이를 뒷받침하는 것이 보험계약의 해약이다. 생보사 22곳이 지급한 해약환급금은 지난 2021년 26조원대에서 2022년 44조, 2023년 45조원으로 확대된 바 있다. 경기침체 속 가계빚이나 물가 부담이 이어지면서 보험료부터 줄인 고객이 증가한 것으로 보여진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만 해약환급금 규모가 27조원을 넘어서며 3년 연속 40조원 돌파가 유력한 상황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 해약이 증가한 것은 보험의 보장 기능마저 포기해야 할 정도로 어려운 고객이 늘고 있다는 것"이라며 "일장일단이 있지만 경기가 악화되고 산업자체가 위축된다는 측면에서 부정적인 영향도 크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저탄소/기후변화
전국/지역경제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