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인플레이션 상황이 가중되고, 금융·외환시장 내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는 것에 대해 '복합위기'가 시작됐다고 진단했다. 또 시장 내 불안이 더욱 커지지 않게 기존의 컨틴전시 플랜이 즉각 가동될 수 있도록 면밀히 점검할 것을 주문했다.
추 부총리는 14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재부 국장급 이상 간부가 참석한 가운데 긴급 간부회의를 열고, 최근 엄중한 경제상황과 관련해 철저히 대응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날 회의는 당초 예정에 없던 회의로, 최근 시장 상황을 감안해 긴급히 개최한 간부회의라고 기재부는 설명했다.
추 부총리는 "대외발 인플레이션 요인으로 국내물가 불안이 가중되고 있고, 미국의 큰 폭 금리인상이 예상되면서 국내외 금융·외환시장 불안도 확대되는 양상"이라면서 "한 마디로 복합위기가 시작됐다. 더 심각한 것은 이런 상황이 당분간 진정되지 않고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물가는 민생 경제에 제일 중요한 부문인 만큼, 모든 정책 수단을 물가 안정에 최우선으로 두고, 관계부처와 함께 민생물가 안정을 위한 정책 수단을 총동원한다는 자세로 점검·발굴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각종 기금운용계획 변경, 예산 이·전용 등을 통해 대응하고 내년도 예산 편성, 세제 개편 등 재정 운용 면에서도 각별히 관심을 두고 살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외환·금융시장은 과도한 쏠림 등으로 인해 불안이 증폭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면서 "기존의 컨틴전시 플랜이 유사시 즉각 가동될 수 있도록 현시점에서 면밀히 재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 부총리는 오는 16일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 발표를 예고하면서 "대책이 발표된 이후 바로 집행될 수 있도록 미리 구체적 실행방안 마련에 착수해서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성과가 나타날 수 있도록 준비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지금부터 복합 경제위기 상황을 이겨내고 경제체질을 다져 다시 도약하는 경제를 만들기 위한 경제전쟁의 대장정이 시작된다"며 "이 싸움은 1∼2개월로 끝나지 않고 상당 기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전체 직원의 열정과 지혜를 모아달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추 부총리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을 방문해 이창용 한은 총재와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두 사람은 이날 코스피가 2500선 아래로 출발하고, 원·달러 환율이 1290원대를 뚫어내며 연고점을 경신하는 등 최근 변동성이 확대된 금융시장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