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5대 시중은행의 가계 예대금리차가 5개월 만에 다시 소폭 확대됐다. 가계 대출금리가 전달 대비 낮아졌음에도 저축성 수신금리가 더 큰 폭으로 낮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5대 은행 중에선 정책서민금융을 제외한 가계 예대금리차가 높은 곳은 농협은행이었다. 전체 은행권 중엔 전북은행의 예대금리차가 가장 큰 것으로 집계됐다.
30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신규 취급액 기준 7월 평균 가계 예대금리차(정책서민금융 제외)는 0.934%포인트(p)로 집계됐다. 이는 한 달 전(0.928%)보다 0.006%p 상승한 수치다.
지난 2월 이후 하락세를 이어오던 이들 은행의 평균 예대금리차가 5개월 만에 다시 늘어난 것은 대출금리와 수신금리 모두 내린 가운데, 수신금리 하락폭이 더욱 컸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정책서민금융을 제외한 평균 가계 대출금리는 연 4.602%로 전달(연 4.604%)보다 0.002%p 내렸다. 저축성 수신금리도 연 3.668%로 전월(연 3.676%) 대비 0.008%p 내리면서, 예대금리차는 전월보다 확대됐다.
5대 은행 중 예대금리차가 가장 큰 곳은 NH농협은행(1.11%p)이었다. 지난 6월 대비 축소됐으나, 5대 은행 중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는 당행 수신에서 정부정책자금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특수성이 반영된 결과라는 게 농협은행 측 설명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당행 수신의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정부정책자금이 주로 1~3개월 초단기로 운영되다 보니 저축성 수신금리가 낮은데, 상대적으로 예대금리차가 크게 나타나는 이유"라며 "현재 시중은행 중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고정금리가 가장 낮고, 전세대출 금리도 두 번째로 낮다"고 말했다.
이어 KB국민은행(0.92%p), 신한은행(0.91%p), 우리은행(0.90%p), 하나은행(0.83%p) 순으로 예대금리차가 컸다.
인터넷전문은행과 지방은행, 외국계 은행을 포함한 은행권으로 범위를 넓힐 경우 전북은행의 가계 예대금리차가 5.76%p로 가장 컸다. 인터넷전문은행의 가계 예대금리차는 토스뱅크 3.39%p, 케이뱅크 2.09%p, 카카오뱅크 1.25%p 순이었다.
잔액 기준으로 봤을 때 5대 은행의 평균 가계 예대금리차(정책서민금융 제외)는 2.326%p로 나타났다. 국민은행이 2.54%p로 가장 컸고, 농협은행(2.45%p), 신한은행(2.38%p), 우리은행(2.18%p), 하나은행(2.08%p)이 뒤를 이었다.
이에 대해 KB국민은행 관계자는 "당행의 신규 및 잔액 기준 대출금리는 5대 은행 평균 대비 낮은 수준이고, 신규 기준 저축성예금 금리도 5대 은행 평균을 상회한다"며 "다만 당행의 경우 타행 대비 개인고객수가 많은 영향으로 총수신 가운데 결제성예금(요구불예금 등)의 비중이 높아 잔액 기준 예대금리차가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