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신약 2개 R&D 성과 두드러져
의약품위탁개발생산 사업 진출 나서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 장기화
[서울파이낸스 권서현 기자] 2024년은 국산 의약품이 미국 시장에 진출하고 국산 신약이 2개나 나오며 제약 기업들의 연구개발(R&D) 성과가 눈에 띄는 한 해였고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들의 사업 진출도 본격화됐다. 또한 올 초에 시작된 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의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가 국산 항암제로는 처음 미국 식품의약품청(FDA) 허가를 받았다. 유한양행의 렉라자는 2015년 유한양행의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에 따라 도입한 폐암 치료제 후보물질이었다가 이듬해 임상에 진입한 후 2018년 존슨앤존슨(J&J)의 자회사 얀센에 약 1조600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됐다. 이뿐 아니라 유한양행은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통해 도입한 후보물질 16개 중 5건을 약 4조7000억원에 기술수출 계약 체결에 성공했다. 렉라자는 올해 3분기 미국에서 판매가 개시됐으며, 유한양행은 상업화에 대한 성과로 마일스톤 약 800억원을 올해 수령했다.
현재 미국 FDA 승인을 받고 미국 시장에 출시된 국산 신약은 렉라자 이외에 SK바이오팜의 '세노바메이트', 셀트리온의 '짐펜트라', 녹십자의 '알리글로' 등이 있다.
또한 올해 국산 신약이 2개나 나왔다. 국산 신약 37호인 온코닉테라퓨틱스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자큐보'(성분명 자스타프라잔 시트르산염)는 지난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자큐보는 P-CAB 계열 신약으로 제일약품, 동아에스티와 공동판매계약을 맺었다.
이후 약 8개월 만에 국산 신약 38호 비보존제약의 비마약성 진통제 '어나프라주'(성분명 오피란제린)가 지난 12일 식약처에 허가받았다. 어나프라주는 주사제 형태의 세계 최초 비마약성, 비소염제성 진통제로 수술 후 중등도 및 중증 급성 통증을 조절하기 위한 단기요법으로 사용된다.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의약품위탁개발생산(CDMO) 시장 진출이 활발하게 이어졌다. CDMO기업 선두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올해 유례없는 실적 성장세를 보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연결기준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이 3조2909억원, 영업이익은 9944억원이었고 올해 매출 4조원을 넘길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CDMO 성공사례를 보고 여러기업들이 CDMO 사업 진출에 나서고 있다.
셀트리온그룹은 지난 17일 CDMO 전문기업 '셀트리온바이오솔루션스'를 출범하고, CDMO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현재 생산시설 등 본격적인 인프라 구축 절차와 운영에 돌입했다. 신규 법인은 신약 후보물질 선별부터 세포주 및 공정 개발, 임상시험 계획, 허가 서류 작성, 상업 생산까지 의약품 개발 전 주기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보령도 지난 12일 대만 로터스와 세포독성 항암제의 CDMO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CDMO 계약을 통해 보령은 로터스의 항암 주사제 생산을 담당하게 된다. 해당 의약품은 관련 인허가 절차 완료 후, 2026년부터 해외 시장에 공급될 예정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 3월 송도 바이오 캠퍼스 1공장 건립을 시작했다. 2026년까지 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GMP) 승인을 거치고 나서 2027년부터 상업화 생산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한미약품그룹 오너가(家) 경영권 갈등이 약 1년간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8일 열린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총에서는 4인 연합이 이사회를 기존 4(4인 연합) 대 5(형제 측)에서 6대 5 구도로 뒤집으려고 시도했지만, 이사수 확대 정관변경의 안이 출석 주주 3분의 2에게 동의를 받지 못하면서 5대 5 구도로 머무르고 있다. 또한 지난 19일 한미약품 임시주주총회에서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이사·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해임 건이 부결되며 '4인 연합(송영숙·임주현·신동국·라데팡스)'이 한미약품 이사회에서 우위를 유지하며 '형제 측(임종윤·임종훈)'과 벌여온 경영권 갈등에서 유리한 위치를 확보했다. 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 갈등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