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기아의 첫 픽업트럭 ‘타스만’을 지난달 31일 강원 인제의 한 오프로드 코스에서 시승했다. 군용차 개발 경험이 많은 기아가 만든 모델답게, 질퍽한 진흙길과 울퉁불퉁한 자갈길, 미끄러운 경사로에서도 강력한 섀시와 높은 토크를 기반으로 탁월한 주행 성능을 선보였다.
기아는 이러한 성능을 확보하기 위해 차체 구조로 ‘보디 온 프레임(Body-on-Frame)’ 방식을 적용했다. 이는 사다리 형태의 강철 프레임 위에 차체와 파워트레인을 얹는 방식으로, 충격을 효과적으로 흡수해 안정적인 승차감을 제공한다.
한용수 MLV차체설계1팀 책임연구원은 “노면 충격을 프레임을 통해 효과적으로 분산하도록 설계했다”며 “비틀림 강건성을 높이기 위해 핫스탬핑 강판과 고장력 강판을 확대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도하(물길을 건너는) 성능도 신경 썼다. 한 연구원은 “에어 인테이크(공기 흡입구) 위치를 최적화하고, 엔진룸으로 유입된 물이 흡기 덕트로 들어가지 않도록 펜더 사이드 커버를 추가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타스만은 최대 700mm 수심에서도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했다.
험로 주행에서도 하부 손상 없이 안정적으로 나아갔다. 접근각(32.3도), 이탈각(26.2도), 램프각(25.8도), 지상고(252mm)를 갖춘 덕분이다. 이러한 설계는 오프로드 주행을 즐기는 사용자들에게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임도(산속 비포장도로) 주행에서는 전자식 AWD(All Wheel Drive) 시스템을 체험했다. 후륜, 사륜자동, 사륜고속, 사륜저속 등 네 가지 모드를 지원하며, 험로에서는 사륜저속 모드를 활용해 높은 토크를 바탕으로 접지력과 견인력을 극대화할 수 있었다.

내리막길에서는 감속 페달 조작 없이 일정 속도를 유지하는 ‘X트랙’ 시스템을 활성화했다. 이를 통해 운전자는 조향에만 집중할 수 있어 더욱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했다.
주행 정보는 12.3인치 센터 디스플레이의 ‘오프로드 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오일 온도, 차체 피치 및 롤 각도 등 다양한 데이터를 제공하며, '그라운드 뷰 모니터' 기능을 통해 보닛에 가려 보이지 않는 전방 노면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잠시 주행한 포장도로에서는 전반적으로 편안한 승차감을 제공했다. 28인치 대구경 올 터레인 타이어를 장착했음에도 주행 질감이 부드러웠다. 이는 주파수 감응형 밸브와 우레탄 스토퍼를 적용한 하이마운트 더블위시본 서스펜션 덕분으로 보인다. 다만, 고속 주행 시 풍절음(바람 소리)이 다소 유입되는 점은 아쉬웠다.
픽업트럭의 핵심 요소인 적재함은 넓고 실용적으로 설계됐다. 개발을 맡은 이병우 책임연구원은 "국내 주차 환경을 고려하면서도 실용성을 극대화했다"며 "최대 적재 용량은 1173L, 최대 적재 중량은 700kg으로 동급 최고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적재함에는 측면 조명, 화물 고정 레일, 220V 인버터 등 편의 사양도 탑재됐다.
실내 공간도 넉넉했다. 2열에는 슬라이딩 연동 리클라이닝 시트가 적용돼 편안한 착석감을 제공했다. 키 184cm 성인 남성 2명이 나란히 앉아도 공간이 부족하지 않았다.
외관 디자인은 가로로 길게 뻗은 라디에이터 그릴과 범퍼를 통해 강인한 인상을 준다. 측면에는 사이드 스토리지를 적용해 독창성을 더했다.
가격은 기본 모델이 3750만원부터, 시승한 X프로 모델은 5240만원부터 시작한다. 기아는 구매 부담을 낮추기 위해 올해 6월까지 출고하는 개인·개인사업자 대상으로 첫 1년간 이자만 납입하고 이후 2년간 원리금을 균등 상환하는 거치형 할부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기아의 첫 픽업트럭 타스만은 방산명가에서 태어난 첫 픽업트럭인 만큼 강력한 오프로드 성능과 실용성을 갖춘 모델이다. 레저와 아웃도어 활동을 즐기는 이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