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비용손실 불가피…금감원, 업계 전반 검사
[서울파이낸스 윤동기자] 한맥투자증권이 자진 영업정지 신청을 하면서 사실상 청산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고객 자금에는 문제가 없지만 여타 증권사들의 손실은 불가피하게 됐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맥투자증권은 지난 20일 주문실수로 인한 손실로 재무상황이 급격히 악화됐다고 판단, 금융감독원에 자발적인 영업정지 신청을 했다.
금감원은 현재 진행하고 있는 검사를 통해 경영개선권고 등 적기시정조치 여부를 결정한다. 이후 해당 회사로부터 경영개선 계획을 받아본 뒤 별다른 자구책이 없으면 영업정지 처분을 내리게 된다.
한맥투자증권은 손실을 해소할 수 있는 '빅 딜'이 나오게 되면 정상적으로 회생할 수 있겠지만 손실이 자산보다 많아 사실상 청산 수준을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맥투자증권이 영업정지가 되더라도 고객들의 돈은 안전하게 보관될 전망이다. 다만 예탁 자산출금 등이 복잡해질 수 있어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고객 돈을 다른 증권사로 이관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반면 업계 피해는 불가피해졌다. 먼저 회원사들이 부담한 금전적 손실이 적지않다.
주문실수 사고가 일어난 다음날인 13일 한맥투자증권이 지불하지 못한 결제불이행금액 425억원은 증권사들의 파생상품시장 공동기금에서 충당했다.
자본시장법상 이처럼 사용된 금액은 다시 채워넣어야 하는데 업계 평균 7억원, 대형사의 경우 최대 20억원 가량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증권사들은 연말 결산이 맞물려 추가비용 발생에 곤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더욱이 올해는 증권업황이 극도로 위축돼 공동기금 충당이 자칫 적자 요인이 될 수 있다. 증권사 결산월이 종전 3월에서 9월로 변경돼 수익규모 역시 종전보다 줄어든 상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연말에 흑자로 맞춰놓은 증권사가 많은데 이번 기금 부담으로 적자로 전환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이번 사건으로 시작된 금융감독독원의 시스템 트레이딩 관련 점검도 중소형사에게는 부담으로 적용될 수 있다. 당연히 행해져야할 점검이지만 알고리즘 거래가 높은 중소형사 입장에서는 금감원의 검사 때문에 평소 업무에 집중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다.
한 중소형 증권사 관계자는 "불가피한 점검이지만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받는 검사라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