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자본 6607억원 등 "글로벌 투자 본격화"
[서울파이낸스 (홍콩) 박조아 기자] 홍콩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 케빈 스니더(Kevin Sneader) 골드만삭스 아시아태평양본부 회장, 엑스디 양(X.D. Yang) 칼라일 아시아 회장 겸 매니징디렉터 등 글로벌 금융투자기관의 관계자들이 눈에 띈다.
지난 13일(현지시간) 오후 6시경 홍콩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한국투자증권이 진행한 자체 기업설명회(IR) 'KIS 나잇(KIS Night in Hongkong 2024)' 행사에 내로라하는 글로벌 금융인사들이 여기저기 기자 눈에 들어왔다.
197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금융산업이 발전한 홍콩은 자유로운 외환거래와 최소한의 규제, 낮은 세율 등 외국인 친화적인 환경에 힘입어 아시아 금융허브로 자리잡았다. 글로벌 금융투자회사의 다양한 IB 거래와 상품이 모이는 곳으로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핵심 지역으로 꼽힌다.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는 이날 "올해 뉴욕에서 IR를 진행했고, 이후 글로벌 파트너와의 체결이 많이 늘었다"며 "오늘 행사에서도 한국투자증권에 관심을 갖고 찾아주신 글로벌 파트너사들이 많이 있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성환 대표의 인사말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축사를 시작으로 한시간 넘게 진행된 이번 IR행사에서는 케빈 스니더(Kevin Sneader) 골드만삭스 아시아태평양본부 회장, 엑스디 양(X.D. Yang) 칼라일 아시아 회장 겸 매니징디렉터 등 현지 유수 글로벌 금융투자기관의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했다.
한국투자증권 측에서 준비한 명찰을 착용하고, 여러개의 테이블에 자유롭게 자리한 참여자들은 가벼운 와인과 함께 담소를 나누고 서로를 소개하며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현장 내 자리한 한국투자증권 홍콩법인 임직원들에게 궁금한 점을 묻거나 상호 협력 방안, 파트너십 구축을 위한 다양한 의견을 교환하는 등 현장은 자유롭고 편안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한국투자증권 홍콩법인은 1997년에 진출한 이후, 2019년 11월 파생 딜링 라이선스를 취득했다. 이후 2020년 IB팀 업무를 개시하고, 거래소의 회원권을 취득, 홍콩주식 중개업무를 개시했다. 2021년 ETF마켓메이킹 인가 및 업무와 홍콩파생 중개업무를 시작하고, 2022년에는 심사팀 업무와 선강퉁(중국 선전거래소와 홍콩거래소 간 교차거래) 주문을 진행했다. 2023년 워런트발행 업무를 비롯해 올해 채권발행시장(DCM)&마켓메이킹 비즈니스를 개시하는 등 사업 영역을 점차 넓혀 나갔다. 지난해 말 한국투자증권 홍콩법인은 당기순이익 369억원, 자기자본 6607억원을 기록하기에 이르렀다.
주명 한국투자증권 홍콩법인장은 "과거에는 자기자본이 없었기 때문에 PE가 딜을 주면 을의 입장이었지만, 이제는 투자를 통해 갑과 을 모두 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며 "이 다음으로 중요한 건 딜이 들어왔을 때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이 되는지에 대한 여부인데, 한국투자증권은 2016년에 IB인수금융을 시작한 후 8년이 지나면서 트랙레코드가 축적 돼 있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 홍콩법인에서 쌓아올린 주관 관련 경력도 글로벌 금융투자사들에게 긍정적인 인상을 남긴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자증권은 올들어 몽골 국책 주택금융기관(MIK) 달러채(2억2500만달러) 발행과 중국 증권사(Guotai Junan), 홍콩 전력청(CLP Power), 필리핀 부동산 개발업체(비스타랜드) 등의 채권 발행을 주관한 바 있다.
주명 홍콩법인장은 "이제 한국투자증권에 가면 이정도의 금액을 소화시킬 수 있다는 생각이 (글로벌 투자사들에게도) 있다"며 "예전엔 딜을 하나라도 더 받아오기 위해 엄청 고민을 했어야 했지만, 이젠 많은 딜이 들어와 어떤 것을 할지 고민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한 글로벌 금융투자회사 관계자는 "여러 관계자들과 서로 얼굴을 마주보고 의견이나 생각을 나눌 수 있는 자리가 마련돼 좋았다"며 "한국 시장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있고, 한국투자증권과의 관계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