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어드는 IPO , 속 타는 증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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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적 규제 철폐로 IPO시장 침체 심화"
풋백옵션 부활 '고개'…"선진화 과정일뿐"
 
[서울파이낸스 박선현 기자]<sunhyun@seoulfn.com>IPO시장 침체로 투자자들의 공모주 청약 외면 현상도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이에, 금융감독원의 단기규제철회가 시장을 예견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졌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 금감원이 ‘기업공개 등 주식인수 업무 선진화 방안 추진(이하. 선진화방안)’을 발표한 이후 적정가격에 주식발행의 어려움을 가진 다수의 기업이 IPO를 연기하거나 포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지난달 기준 코스닥 업체 중 에이엠에스티, 이씨에스텔레콤, 씨모텍, 세실, 디엔에프,  알에프세미 등이 예비상장을 통과한 후 공모가 산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IPO를 연기를 고려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지난 10월 말 상장한 현우산업도 공모주 청약 마감시한 3시간을 앞두고 청약건수가 미달돼 상장이 무산될 위기를 겪은 바 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증권업 관계자들은 선진화방향의 핵심 쟁점으로 부각됐던 풋백옵션제의 폐지가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풋백옵션제의 폐지로 대표주관회사들의 공모가가 과도하게 높은 금액에 책정됐고, 공모에 참여한 투자자들 역시 상장 받은 후 단기간에 주식을 매각하는 등 그릇된 투자문화를 일삼고 있어 IPO시장의 침체를 부추기고 있다는 것.

한국증권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상장된 기업 중 상장일 종가가 공모가 보다 낮게 책정된 기업은 선진화방안 시행 이전에는 1개사에 불과했으나 선진화 방안 시행 이후에는 절반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모가 대비 상장일 종가의 수익률 또한 선진화방안 시행 전 평균 67.16%에서 시행 후 11.11%로 하락했다. 

이러한 수익률 저하로 인해 투자자들 손해 역시 늘어가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29일 상장한 성진지오텍의 경우 공모가보다 600원 낮은 1만3400원에 시초가를 형성한 후 7일 종가 기준해 8.53%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또, 지난 10월 코스닥 예비심사를 승인하고 공모를 앞둔 미성포리테크는 450원 떨어진 6800원으로 거래됐으며 특히 서원인텍의 경우 5500원이 하락하며 7000원에 매도가 이뤄져 혼란스런 장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문제가 야기 되면서 일부 증권사와 투자자를 중심으로 풋백옵션제를 부활해야 하지 않겠냐는 의견이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갈수록 침체되고 있는 IPO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불가피하지 않겠느냐는 발상에 근거하고 있다.
 
한 증시관계자는 “풋백옵션제도 폐지로 인해 IPO를 미룬 기업들이 늘어나고 이에 투자자들의 외면이 계속되고 있어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며 “금감원의 단기규제철폐는 선진국 따라잡기에 급급한 나머지 시장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잘못된 행동”이라며 비판했다.

그러나, 선진화 방안이 글로벌 금융 강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바람직한 방향이라는게 다수의견인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일종의 딜레마다.

한국증권 기업금융2부 구본진 과장은 “시장가격의 부재 및 정보비대칭으로 인해 투자위험성이 매우 높은 IPO 시장의 특성상 투자자보호의 중요성이 무엇보다 강조되는 시장임은 인정한다”며 “그러나 풋백옵션제도와 같이 가격지지를 통해 투자원금 손실 가능성을 자체를 없애는 것이 진정한 투자자보호를 위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2009년 자통법 시행 이후 증권사들이 세계 시장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스탠더드를 수립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금감원의 규제철폐가 step-by-step으로 이뤄지지 않아 시장의 혼란이 이뤄지고 있는 점은 유감이지만 점차적으로 수정 ㆍ 보완하면 현재의 부침은 어느정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 된다”고 덧붙였다.

박선현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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