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성 '합격점'···낮은 연체율, 견고한 손실흡수능력
신판 중심 경쟁력 강화···신성장 동력 탐색 과제도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올해 연말 임기 만료를 앞둔 이창권(59) KB국민카드 대표가 막판 실적 반등에 성공하면서 3연임을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
KB금융지주 계열사 임원은 통상적으로 '2+1년 임기'를 마치고 물러나는 사례가 많았지만 이 대표는 침체된 업황에도 경영 효율화를 앞세워 분위기 반전에 성공, 3연임을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창권 대표의 임기는 올해 말까지다. 지난 2022년 1월 KB카드 수장으로 취임한 이 대표는 지난해 말 연임에 성공했다.
이 대표의 3연임 가능성에 대해 업권에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했다. 전임자인 이동철 전 KB금융지주 부회장이 4년간 KB국민카드를 이끈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KB금융지주 회장 교체로 사장단이 대거 물갈이 됐음에도, 연임에 성공했던 만큼 그룹 내 신임도 두텁단 평가다.
◇ '상고하저' 실적···비용 효율화로 실적 반등
수익성 측면에서 이 대표에 대한 평가는 다소 엇갈린다. 이 대표 취임 첫해인 2022년 KB국민카드의 순이익(3786억원)은 전년 대비 9.6% 줄었고, 이듬해인 2023년(3511억원)에도 7.3%나 감소한 바 있기 때문이다.
해당 시점은 본격적 금리인상기에 진입하며 카드사 전반이 침체기를 겪었던 시점이다. KB국민카드는 2022년, 2023년 두해의 영업수익이 8.1% 11.1%씩 성장했음에도, 2년 연속 30%대 증가율을 기록한 이자비용에 실적이 뒷걸음질쳤다.
다만 이 대표는 올해 들어 분위기를 반전시키는데 성공했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순이익이 37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0%나 급증한 것이다. 상위 3개 카드사 중 가장 높은 성장률(신한 17.8%, 삼성 23.6%)이다.
호실적을 견인한 것은 비용 효율화 전략이다. 단적으로 3분기 수수료 및 기타영업비용(1조9785억원)과 일반관리비(4371억원)가 일년새 0.4%, 3.6%씩 감소했다.
여기에 3분기 이자비용(5966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16.2% 증가하는데 그치며 비용 감소를 견인했다. 지난해 3분기 이자비용(5135억원)이 전년 동기와 견줘 47.2%나 급증한 것과 크게 대비된다.
이자비용 증가세를 꺾은 한수는 조달 포트폴리오의 다변화다. KB국민카드의 3분기 자금조달 구조를 살펴보면 차입금(4조8738억원)과 회사채(14조4474억원) 규모가 각각 2.5%, 3.2%씩 줄어든 반면, 자산유동화증권(2조6429억원)이 46%나 급증한 것이 눈에 띈다.
자산유동화증권(ABS)은 매출채권 등의 보유 자산을 담보로 발행하는 증권이다. 거래구조가 복잡하고 기초자산의 가치변동 영향을 받는 등의 단점이 있지만, 담보를 바탕으로 신용등급이 책정돼 조달금리를 낮출 수 있단 장점이 있다.
실제 KB국민카드는 지난해 11월 당시 5억달러(한화 6889억원) 규모의 해외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하며, 조달비용을 크게 낮춘 바 있다. 이 같은 이 대표의 비용 다이어트는 고금리 등 비우호적 업황 속에서도 결실을 맺은 것으로 평가된다.
◇업계 최상위권 건전성 '강점'···견고한 손실흡수능력으로 기반 '탄탄'
안정성 측면에서도 이 대표에 대한 평가는 우호적이다. 3분기 기준 KB국민카드의 연체율은 1.29%로 실적이 공개된 5개사 중 두 번째로 낮다. 5개사 평균(1.45%)과 비교해도 크게 낮은 수준이다. 그 결과 3분기 누적 대손충당금 전입액(5557억원)은 일년새 6.8% 증가하는데 그쳤다.
선제적으로 신용판매 중심 영업구조를 구축한 것이 주효했단 평가다. 3분기 기준 KB국민카드의 누적 기준 신용판매와 할부 자산이 각각 6.4%, 9.3%씩 성장한 반면, 현금서비스 자산은 10%나 급감했다.
카드론 자산은 2% 성장에 그쳤으며, 특히 빚으로 빚을 갚는 형태인 대환대출 잔액(3153억원)은 16.3%나 줄였다. 대환대출이 줄어든 건 KB국민카드와 신한카드(-6.7%) 두 곳뿐이다.
손실흡수능력도 견고하다. 3분기 말 NPL 커버리지 비율은 306.1%로 일년새 22.9%p나 하락했지만, 여전히 업계 상위권에 위치했다. 상반기 기준 요적립액 대비 대손충당금적립비율(107.59%)도 7개사 중 2위를 차지했다. 이 같은 견고한 건전성에 현재까지 이 대표의 안정성을 의심하는 시선은 적다.
◇신용판매 중심의 경쟁력 강화···신성장 동력 찾기 '과제'
이 대표의 성장전략을 축약하면 정석 중의 정석에 가깝다. 기존 수익창구였던 카드 대출 부문대신 신용판매 중심 본업 경쟁력 강화를 키워드로 내세운 것이다. 조달비용 상승으로 유실적 회원 중심의 효율적인 이용액 증대에 초점을 맞춘 것 정도가 차별점이다.
실제 이 대표는 과도한 마케팅 대신 고객 생애주기에 맞춘 '위시(WE:SH)' 라인업이나, 쿠팡과 제휴한 '쿠팡 와우 카드' 등 소위 고객에게 '먹힐만한' 상품을 내놓는데 집중했다. 해당 상품들은 출시 2년도 안돼 발급 100만장을 각각 돌파하는 흥행을 기록했다.
그 결과 3분기 말 기준 KB국민카드의 회원수는 전년 대비 3.6% 증가한 1234만명을 기록했으며, 개인신용판매 취급고는 82조2727억원으로 일년새 14.7%나 확대됐다. 모집·마케팅 비용을 절감시켰음에도, 신용판매 부문이 눈에 띄게 성장했다.
다만 애플페이를 앞세운 현대카드의 약진으로 개인 신용판매 시장점유율(7개사 기준 16.3%)이 업계 4위로 하락한 점은 뼈아프다. 이 대표가 본업 경쟁력을 강조한 만큼 시장 지배력 회복은 남은 임기 중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법인매출 1위를 수성하고 있다는 점은 여전히 긍정적이다. 3분기 말 기준 KB국민카드의 법인매출(구매전용카드 실적 제외)은 유일하게 18조원을 돌파했으며, 7개사 기준 19.3%를 점유하고 있다. 비우호적 업황 속에서도 그룹과 연계해 기업영업을 강화한 것이 주효했단 평가다.
거듭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등으로 본업인 신용판매 부문의 수익성이 악화된 점도 우려요인이다. 이에 KB국민카드는 신사업이나 해외 진출 등 신성장 동력 탐색에 주력하고 있다.
실제 이 대표 취임 이후 KB국민카드는 전북은행, iM뱅크와 업무제휴 협약을 체결하고 프로세싱 대행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또한 태국·캄보디아·인도네시아 등 해외 법인을 기반으로 글로벌 영업을 강화에도 집중할 예정이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결국 금융에서 비금융으로, B2C에서 B2B로 기존 카드업을 넘어서는 새로운 영역으로의 확장이 불가피하다"며 "내실 성장과 건전성 방어 역량을 갖춰 충분한 이익창출력을 확보, 이를 신성장동력에 재투자하는 선순환구조를 갖추는 게 현재 목표"라고 전했다.